지식은 객관적 진리가 아니라, 특정 시대를 지배하는 권력과 결탁하여 인간을 통제하는 장치다.
근거
권력은 과거처럼 왕이나 국가가 칼과 총으로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는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지식(담론)을 통해 더 교묘하고 미세하게 작동한다.
학교, 병원, 감옥, 군대와 같은 사회 제도는 이러한 지식을 통해 인간의 신체와 정신을 규율하고, 사회가 원하는 '순종적인 몸'을 만들어내는 핵심적인 권력 장치다.
실증 사례
광기의 역사: 근대 이전 사회에서 '광인'은 사회의 일부로 받아들여졌지만, '이성'이 최고의 가치가 된 근대 이후 '비정상'으로 분류되어 '정신병원'에 감금되었다. 이는 인도주의적 치료가 아니라 사회 표준에서 벗어난 자들을 격리하려는 권력의 통제 기술이다.
감시와 처벌 (판옵티콘): 중앙의 감시탑에서 모든 죄수를 볼 수 있지만, 죄수는 감시자를 볼 수 없는 원형감옥 '판옵티콘'처럼, 현대 권력은 보이지 않는 감시를 통해 사람들이 스스로를 검열하고 통제하게 만든다. 현대 사회의 CCTV나 빅데이터 기반의 사회 신용 시스템이 그 예다.
인간의 자아(주체)는 온전한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분열되어 있으며, 타자와 사회의 상징 질서(거짓)를 통해 구성된다.
근거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언어학적으로 재해석했다. 인간은 완전한 주체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라는 단계를 거치며 불안정한 자아를 형성한다.
자아는 결국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므로, 순수하고 독립적인 '나'란 존재할 수 없으며 인간은 평생 타인의 인정을 갈구하는 결핍된 존재로 남는다.
실증 사례
거울 단계 (상상계): 생후 6개월경, 아기는 자신의 몸을 통제하지 못해 파편화된 느낌을 받다가, 거울에 비친 완벽하고 통일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처음 '나'라는 이미지를 얻는다. 하지만 이것은 실제가 아닌 '허상'에 자신을 동일시하는 과정이다. 여기서 '내가 아닌 것을 나라고 믿는' 최초의 자기 소외와 분열이 일어난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상징계): 아이는 '아버지의 이름'으로 대표되는 사회의 법, 언어, 규칙을 받아들여야만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는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엄마와 하나가 되고 싶었던 원초적 욕망을 포기(거세)하고, 타인이 만든 사회적 질서(언어 구조) 속으로 편입된다. 이 때문에 인간의 욕망은 언어라는 구조 속에서 영원히 왜곡되고 완전히 충족될 수 없게 된다.